파이어폭스의 전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10% 돌파 소식이 자만심에 빠져 있던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를 깨웠다.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파이어폭스의 최신예 기종인 2.0으로 성공 비결을 살펴본다. MS가 내세우는 비장의 카드 인터넷 익스플로러 7.0의 공개 베타 버전과의 비교를 통해 인터넷 세계의 헤게모니를 좌우할 이들의 세 겨루기가 어떻게 펼쳐질지 가늠해보자.
필자는 자바 개발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것도 클라이언트와는 매우 거리가 먼, 서버 플랫폼 개발자다. 지난해 Ajax 번역서 출간으로 웹 2.0의 선봉에 서긴 했으나, 몇 차례 웹 사이트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자바스크립트에 대해 학을
떼며 ‘어떻게 하면 자바스크립트 없는 명랑한 세상을 이룰 수 있을까’ 꿈꿔왔다.
그런데, 세상은 완전 거꾸로 가고 있다. 클라이언트의 로직이 모두 서버로 옮겨오는가 싶더니, 다시 클라이언트로 몰리고 있으니 말이다. 입력 필드의 검증조차 서버에서 처리하는 기술이 희망으로 비춰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다시 자바스크립트로 그것도 Ajax까지 동원하는 형국이다.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더 정확이 말해, 어찌하여 개발자가 원하는 세상이 오지 않는 것일까? 작성도, 테스트도, 디버깅도 모두(예를 들어 자바에 비해) 어려운 자바스크립트가 어찌하여 이리도 번성하는 것 일까. 우리나라는 일찍이 자바스크립트 강국이었다. 사용자들의 높아진 눈높이 탓에 어쭙잖은 사이트는 바로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회선이 빨라도 클라이언트, 즉 브라우저에서 실행되는 자바스크립트의 속도를 따라올 서버 스크립트는 없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사용자의 이목을 끌고 입소문을 끌어내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자바스크립트와 플래시의 최다 사용국이 되었다.
이러한 진화는 개발자의 목소리나 개발자의 편의, 개발자의 휴식 등 휴머니즘은 찾기 힘들뿐더러 찾으려는 노력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개발자 사이에서 ‘삽질’이라는 자조 섞인 단어는 괜한 것이 아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으니, 그 삽질에서 일가를 이루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엄청난 고난이도의 자바스크립트가 우리의 눈과 손을 즐겁게 하는 동안 개발자들은 그 역경과 고난을 즐겼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꼭짓점에 이른 Ajax가 IT강국이라 스스로 자처하는 한국에서 탄생하지 못했을까? Ajax라는 용어와 개념의 원인으로 숭앙받는 구글(Google)의 지도 서비스와 메일 서비스 같은 서비스가 왜 한국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그것은, 우리가 기술 그 자체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자문해본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기술이 인간을 조정하려 들기 시작했다. 정작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따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이 이끄는 방향으로 관성처럼 끌려온 것이다.
피로에 지친 웹
피로에 지친 웹. 웹 2.0 도래 이전의 웹의 모습을 단적으로 묘사한 문구이다. 더 이상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외의 브라우저 지원을 울부짖는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차라리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통일되어 편하다는 자조조차 사라져버린 즈음, 파이어폭스가 나타났다.
필자 입장에서 파이어폭스는 자바 개발 툴의 대명사 이클립스(Eclipse)와 흡사하게 다가왔다. 제이빌더를 쓰다 입소문으로 이클립스로 전환했으며, 이제는 풀타임 이클립스 유저이다. 2년 가까이 사용하면서 많은 버전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지금에 와서 자바 개발 툴을 쓴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이클립스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분야에 있어 품질에 대한 대중의 염려를 확실히 불식시켰다. 파이어폭스의 입소문은 이클립스와 달리 복층적이었다. 자바 개발자들은 대체로 MS를 적대시한다. 윈도우를 사용하지만,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서 윈도우 사용이 쉽기 때문일 뿐이다. 개발용으로 리눅스를 쓰는 사람도 꽤 있으며, 해외에서는 매킨토시도 즐겨 사용한다.
한편, 한국의 웹 개발자 입장에서는 MS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악몽 그 자체였었다. 지금은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천하통일을 했지만, 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Netscape Navigator)가 주류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시기였다. “똑같은 태그인데 왜 다르게 구현되며, 심지어 깨지는 것이냐, MS!”라고 하소연해도 소용없다. 당시 으레 이런 위로가 들려온다. “그냥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맞춰. 누가 넷스케이프 쓴다고…”. 표을 잘 지키는 넷스케이프가 몰락하고, 별에 별 기능을 첨가하며(또 이런 것을 잘 찾아내 사용하는 것이 유행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시장 점유율 99.9%를 육박하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바라보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웹 2.0 시대의 웹 브라우저, 파이어폭스
이미 컴퓨터에 웹 브라우저가 설치되어 있는데 또 다른 것을 설치한다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메인 브라우저로 쓰겠냐는 질문을 받으면, 사용자에게 선택권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그동안 선택의 자유 자체를 박탈당했던 셈이다. 이 무서운 독점의 현실을 그토록 피하려고 애썼던 것이 불과 5~6년 전 일이라는 것은 인간이 얼마나 망각에 친화적인지를 일깨워준다. 통일되어서 좋았지만, 그 뒤로 어땠는가? 온갖 브라우저의 보안 구멍에 시달리고, 브라우저 기능 추가는 사라진 체 플래시와 액티브X 컨트롤이 웹 페이지를 뒤덮으며 가벼운 데이터 포맷과 운영체계 독립적인 웹의 취지는 온데간데없어졌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이런 불만에 귀를 막고 잠든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경쟁자, 넷스케이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더 이상 자신을 남과 견줄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불만이 있어도 그야말로 최소한으로 대응한다. 발전은 고사하고 퇴보마저 엿보이기에 이른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개발은 중단되고, 해당 개발팀은 MS의 오피스나 윈도우 비스타 팀으로 재배치됐다.
이제 누가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려 줄 것인가? 누가 우리의 기대를 훌쩍 넘기는 이노베이션을 선사할 것인가? 모질라 재단의 파이어폭스가 영화 ‘메트릭스’의 네오처럼 비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적 호소만으로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필자가 결정적으로 파이어폭스를 쓰는 이유는 탭 브라우징 기능 때문이다. 동시에 읽어야 할 페이지가 점점 늘어나는데, 페이지마다 새로운 창이 뜨면 화면 가득 브라우저뿐이다. 사실 탭 브라우징은 파이어폭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오페라나 사파리도 지원한다.
웹 2.0 시대의 개막과 함께 파이어폭스는 하늘로 치솟을 날개를 단다. 바로 구글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파이어폭스의 최고 개발자가 구글에 의해 고용된 것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구글의 파이어폭스 사랑은 MS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구글의 모든 사이트가 파이어폭스를 완벽 지원하고 있으며, 브라우저 본연의 기능에 있어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주로 구글 사이트를 이용한다면(검색은 구글, 메일은 지메일 등), 파이어폭스 사용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가벼운 동작, 탭 브라우징, 내장 RSS 리더 등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 파이어폭스는 그야말로 웹 사용자에 있어 근본적인 브라우저 선택의 문제로 돌이키게 한다.
가장 성공한 오픈 소스 기반 일반 사용자 애플리케이션으로 등극한 파이어폭스는 반 MS의 열화와 같은 호응과 지원에 신속한 개발과 릴리스로 화답하고 있다. 현재 최신 버전 1.5(코드명 Deer Park)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파이어폭스 2.0의 주요 기능
파이어폭스의 차세대 버전인 2.0은 Bon Echo(Park)라는 코드명(파이어폭스의 코드명은 모두 공원 이름으로 지어진다고 한다)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최근에 알파 2를 여기에(ftp://ftp.mozilla.org/pub/mozillar.org/firefox/releases/
bonecho/alpha2/) 공개했다.
빠르면 8월에 최종 공개될 파이어폭스 2.0은, 여러모로 기능이 강화된 1.5에 비해 눈에 띄는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새로운 북마크와 히스토리 시스템으로 상당한 기대를 모았던 플레이스(Places) 기능이 3.0으로 미뤄진 것은 윈도우 비스타의 핵심 신기술로 주목받았던 WinFS가 빠진 것을 연상시킬 정도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파이어폭스 1.5에서 채택된 Gecko 1.8 엔진을 공유하는 것은 마치 자동차가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로, 신차로 치면 페이스 리프트(face-lift), 즉 외관 변경이 주를 이루는 셈이다.
하지만,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있어 2.0 버전은 필수 업데이트 항목임이 분명하다. 브라우저가 갑자기 다운됐을 경우 재실행시 사용자의 세션을 복원하는 기능을 비롯한 몇몇 추가 기능은 매우 유익하다. 1.5에서 성능 개선과 버그 수정이 있음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그림 1> 파이어폭스 2.0 실행 화면
파이어폭스 2.0 알파 2 vs 인터넷 익스플로러 7.0 베타 2
파이어폭스 2.0의 새로운 기능보다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7.0과의 비교가 더 흥미를 끈다. 단순히 파이어폭스 대 인터넷 익스플로러라면 전에도 많은 분석이 있었지만, 모두 정식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비교는 섣부른 감이 있으면서도 앞으로의 향배를 가늠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앞서 파이어폭스 2.0을 내려 받을 수 있는 링크를 소개했는데, 기존 파이어폭스 사용자나 이 글을 읽고 파이어폭스 2.0을 처음 사용하는 사용자는 파이어폭스 2.0의 설치는 크게 부단이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기존 파이어폭스 사용자라면, 예를 들어 파이어폭스 1.5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파이어폭스 2.0을 설치해도 사용자가 특별히 지정하지 않는 이상 두 파이어폭스가 공존한다. 따라서 북마크나 기타 설정은 공유하더라도, 두 버전간의 전환이 가능하다. 알파 버전의 불안함이나 비호환성이 파이어폭스 사용의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사용자라면 파이어폭스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공존하므로 마찬가지로 선택 사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진입장벽이 높다. 운영체계는 윈도우XP나 2003이어야 하고, 정품 사용자여야 한다. 그리고 특별한 지정 없이 설치하면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6.0을 대체한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7.0을 제거하지 않아 복원이 가능한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6.0을 불러 쓸 통로를 차단하는 것은 상당히 당황스럽다.
파이어폭스 2.0 알파2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7.0 베타2의 근본적인 차이는 안정성이다. 필자는 노트북에 두 브라우저를 모두 설치해보았는데 파이어폭스는 다운된 경우가 없었던 반면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현실적으로 사용이 힘들 정도로 자주 다운되었다. 알파보다 못한 베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림 2>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의 친절한 탭 브라우징
한편, 첫인상에 있어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발군이다. 윈도우 비스타를 보는듯한 미려한 UI는 비스타에 대한 기대마저 부풀리기에 충분하다. 단순 모양새뿐 아니라 조작도 일신해서, 탭 브라우징을 지원하며 지원 방식도 매우 배려 깊다. 아직 탭 브라우징을 경험하지 못한 비 파이어폭스 사용자에 대한 안내로 보인다.
RSS 피드(feed) 지원의 추가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7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화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매킨토시를 사용할 때 RSS는 주로 사파리 브라우저로 읽는데, 각 기사 내용을 전부 보여주지는 않지만, 전문의 링크를 누르면 바로 웹 페이지가 뜨고, 속도가 운영체제에 최적화되어 있어 매우 쾌적하다. 물론 파이어폭스도 그러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운영체제와는 별도 설치가 필요하다는 점은 사파리나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비교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웹 2.0의 보급과 함께 RSS 피드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국내에도 몇몇 리더(reader)가 출시되어 사용자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과연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이러한 리더가 어떻게 공존과 경쟁을 펼쳐갈지는 현재로선 판단할 수 없지만,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RSS 피드 지원은 RSS 일반화에 쐐기를 박으리라 보여진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은 북마크 기능에 있어서도 매우 편리한 UI를 제공한다. 팝업 형식의 사이드바에 일반 웹 페이지 북마크, RSS 피드 북마크, 히스토리를 탭으로 모아 아주 유용하다.
전반적으로 상당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이지만, 당장 쓰기에는 안정성에 많은 문제가 있다. 반면 파이어폭스 2.0은 1.5를 대체해도 될 만큼 여러모로 튼실하다. 버그 투성인 신기능 브라우저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믿고 택할 수 있는 단단한 브라우저를 만들기를 희망한다는 파이어폭스 개발자의 바람이 반영된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가 알게 모르게 안고 있던 아마추어적인 개발과 배포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대안이 파이어폭스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제 2차 웹 브라우저 대전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의 대폭적인 변경에 비해 변경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파이어폭스 2.0의 절적한 비교를 할 수 없음을 안타깝게 여긴다. 2007년 1사분기 정식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 파이어폭스 3.0은 앞서 언급한 플레이스 기능 등이 추가되면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의 정식 발매와 더불어 좋은 경쟁 관계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의 본격적인 데뷔는 윈도우 비스타가 정식 출시될 2007년 1월경이며, 이때부터 파이어폭스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대결도 본격화될 것이다. 그동안 탭 브라우징과 RSS 피드 지원으로 기능상 크게 앞서 있던 파이어폭스로서는 그러한 근본적인 차별성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즉 파이어폭스만의 기능을 쓰기 위해 파이어폭스를 택했던 사용자들에게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은 같은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운영체제에 기본 탑재된다는 거부할 수 없는 장점을 과연 파이어폭스가 어떻게 극복할 지가 관건인 셈이다.

<그림 3>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의 RSS 피드 보기
파이어폭스의 원군은 구글과 더불어 리눅스이다. 특히 데스크탑 리눅스의 보급은 파이어폭스 입장에선 천군만마의 호응과 같다. 여전히 인터넷 뱅킹과 쇼핑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지만, 점차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액티브X 컨트롤로부터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더디어지는 윈도우 비스타의 출시와 점점 더 치솟는 개인 컴퓨터의 TCO(Total Cost of Ownership)또한 리눅스와 파이어폭스의 조합을 다시 보게 하는 이유이다.
여기에 MS의 웹 2.0을 향한 움직임은 매우 이례적이다. 자사의 Live.com과 Ajax 프레임웍인 아틀라스(Atlas)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뿐 아니라 파이어폭스까지 완전 지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웹 2.0의 맹주 구글의 양면 지원 전략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균형을 통한 번영을 취하는 이면에는 독점은 공멸이라는 두려움이 깔려 있다.
마지막으로,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쓴 문장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세상은 좋은 곳이며, 지키기 위해 싸울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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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브라우저, 사파리(Safari)
파이어폭스와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대표되는 웹 브라우저인 사파리는 우리이겐 유독 낯선 존재이다. 필자가 사파리를 알게 된 시점은 지난 해 초에 매킨토시로 개종한 이후부터다. 국내의 희박한 맥 사용자층에서 파이어폭스보다도 더 희귀함과 더불어 인터넷 뱅킹와 쇼핑에 있어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브라우저가 바로 맥 OS X가 기본 제공하는 사파리이다(그 점이 오히려 지름신을 막는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사파리는 웹 표준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 까다롭다는 Acid2 테스트도 일찍이 통과했다. 맥을 많이 쓰는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파이어폭스,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함께 3대 브라우저로 불리는 사파리, 한국에서도 그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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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파이어폭스 2.0과 인터넷 익스플로러 7의 기능 비교
기능 파이어폭스 2.0인터넷 익스플로러 7
탭브라우징 ○ ○
RSS 피드 ○ ○
멀티 플랫폼 ○ ×
기능 확장성 ○○ ○
오픈 소스 ○ ×
액티브X 컨트롤 × ○
표준 준수 ○○ ○
웹 개발 도구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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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의 지고지순한 이상, 크로스 브라우저(Cross-browser)
웹 브라우저 시장은 흥미로운 반복을 거듭하고 있다. 독점과 경쟁은 성공과 실패를 가져다주며 사용자들에게 편리함과 자유를 저울질 하고 있다.
넷스케이프가 웹 브라우저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시절이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로 MS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시대는 윈도우95와 98로 이어지며 장기 집권을 맞는 듯 했다. 아무도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맞설 수 없으리라 믿었고, 심지어 MS마저 그렇게 믿었다. 넷스케이프는 브라우저를 오픈 소스화했고, 모질라 재단은 파이어폭스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시작했다.
독점과 독재의 폐해를 너무도 잘 아는 것이 우리 인간이고 그래서 유지비용이 많이 필요함에도 민주주의와 다양성을 견지하려 애쓴다. 균형과 발전만이 살 길임을 모두 동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존을 요구만 하고 공존에 필요한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또다시 공존에 대한 가치를 망각하고 독점을 갈망하기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모든 브라우저에 똑같은 화면과 동작을 약속하는 크로스 브라우저 기술은 그래서 어렵고 수고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승리로 크로스 브라우저 기술은 더 이상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뻔 했지만, 웹 2.0과 함께 다시 브라우저는 다양성을 회복해가며 그 이상을 현실화하려 한다.
다만, 다행인 것은 과거의 우를 반복하지 않는 지혜가 붐(Boom) 2.0을 이끌고 있어, 더 이상 그런 고행을 웹 개발자에게만 전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웹 1.0과는 달리 웹 2.0에서 웹은 단순한 미디어가 아닌 플랫폼이다. 하나의 거대한 미들웨어의 탄생이 이루어진 것이다. 많은 솔루션 개발사와 플랫폼 제조자가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심지어 구글과 같은 서비스 회사조차 이 플랫폼의 육성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웹 개발자가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이러한 미들웨어와 툴 사용으로 크로스 브라우저 기술을 자연스럽게 제공받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동안 웹 표준을 지키라고 아무리 떠들어도 귀 기울이지 않던 MS를 일시에 전향시킨 효과만 단적으로 보아도 그 힘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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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ULRunner
웹 산업에 종사하거나 웹 사용에 적극적인 이들에게는 모질라나 파이어폭스는 더 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XULRunner는 아직 생소할 수도 있다. XULRunner는 XUL(XML User interface Language)와 XPCOM(Cross(X) Platform COmponent Model)으로 작성된 애플리케이션을 돌려주는 일종의 실행환경으로, 그 능력은 거의 파이어폭스를 넘어선다. 필자가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Ajax 개발 환경으로 최근 공개된 이클립스 ATF(Ajax Toolkit Framework)가 바로 이 XULRunner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0.1 시험 버전을 여기에서(http://www.eclipse.org/atf/downloads/index.php) 받을 수 있다. 최신 버전의 이클립스 3.2와 WTP(Web Tools Project) 1.5를 기반으로 한다. ATF가 XULRunner를 쓰는 것은 자바스크립트 디버거 때문인데, 실제로 ATF를 사용해 자바스크립트에 브레이크포인트(breakpoint)를 걸고 일반 자바 코드처럼 디버깅을 하다 보면 XULRunner의 장점과 잠재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자바스크립트의 디버깅 과정에서 브라우저와 상호동작은 필수적이다. 이유는 지금의 웹 프로그래밍에서 자바스크립트는 브라우저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이벤트의 콜백 처리를 맡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송’ 버튼을 누르면 입력 필드 값을 검증하고 서버의 XMLHttpRequest로 요청 데이터를 보내는 등의 일을 자바스크립트로 이뤄진다. 이런 코드의 디버깅 과정에서 브라우저라는 사용자 정보 입력기는 근본적인 자리를 차지한다.
반면, 이러한 필수성에도 불구하고 웹 개발 환경은 그리 이상적이지 않다. 특히 브라우저를 확장하는 측면의 툴 개발이 용이하지 못하니 말이다. XULRunner는 이러한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이며, 파이어폭스 개발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개발자 프리뷰 목적의 릴리스 버전인 1.8.0.1을 http://ftp.mozilla.org/pub/mozilla.org/xulrunner
/releases/1.8.0.1/에서 받을 수 있다. 이 버전은 파이어폭스 1.5를 기반으로 하며 기능적으로 매우 완성된 면모를 보인다. 조만간 파이어폭스 2.0 수준의 1.8.1을 릴리스할 예정이며 최종적으로는 파이어폭스 3.0 수준에 걸맞은 1.9 단계에서 정식버전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실 개발자 입장에서 견지할 때 XULRunner의 가능성은 단순한 툴 보강 이상이다. 이미 많은 파이어폭스 관련 확장이 플러그인 형식으로 XPCOM과 XUL 사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마치 이클립스가 플러그인 방식의 확장 프레임웍을 제공하면서 성공한 것과 매우 흡사한 모습이다. 특히 리눅스 분야의 반응은 매우 전향적이다. 이는 두 기술이 모두 플랫폼 독립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액티브X 컨트롤로 구현되는 인터넷 뱅킹 관련 컴포넌트도 XPCOM을 쓴다면 리눅스와 윈도우 모두 인터넷 뱅킹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바 버추얼 머신(Java Virtual Machine)과 같은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XULRunner는 개발자들에게 무한한 영감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더 많은 정보는 공식 사이트
http://developer.mozilla.org/en/ docs/XULRunner에서 구할 수 있다.